-
[정리] 콘텐츠의 미래 : 광고 사업을 점령한 한 소규모 신문사책/경제경영 2020. 11. 13. 18:01
'콘텐츠의 미래' 네 번째
부진함을 탈피하기 위한 지렛대 효과
“비즈니스 운영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삼척동자도 알 정도였다”
인센티브 구조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근시안적 사고, 자기잠식에 대한 우려, 형편없는 운영 방식도 디지털 비즈니스 도입에 큰 장애가 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경쟁사가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한다면 단번에 심장부를 무너뜨려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악화가 오히려 〈아프텐포스텐〉에게는 기회였다.
온라인으로 바로 변환하는 대신 나중에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오프라인 브랜드를 먼저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십스테드가 발행하는 신문에 믿음을 보내는 독자들을 활용하자는 계산이 깔린 계획이었다. 또한 이제까지의 지역 안내 광고 비즈니스를 전국적인 비즈니스로 확대하겠다는 속셈도 있었다.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직원은 거의 모두 외부에서 고용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사람들’이 들어왔다.
스텐은 십스테드가 핀을 통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는 두 가지를 고려한 방식이었다.
“먼저 하나는, 종이 신문 사업에 종사하는 1,500명의 직원들에게는 ‘이게 늘 우리가 하던 방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비즈니스에 잔존하는 옛날식 특정 행동을 잊어버려야 한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 가치, 고객과의 관계, 공짜 판촉이나 마케팅 등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새로 시작하는 비즈니스를 위해 빌려오는 것”
십스테드에서는 ‘잊어버리기와 빌려오기’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이는 오랜 기간 동안 기업의 디지털 비즈니스를 대표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십스테드, 스웨덴으로 확장하다
남자 2명이 PC 몇 대로 시작한 블로켓이라는 소규모 사이트는 광고 게재를 사업체에 한정하지 않았다. 누구나 팔고 싶은 물건을 올릴 수 있는 ‘소비자 대 소비자(C2C)’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이는 연결 관계의 극단적인 형태로, 사이트는 자신의 물건은 전혀 팔지 않고 단지 소비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만 제공한다.
"알고 보니 블로켓은 C2C를 통해 발생하는 인터넷 트래픽이 많았습니다. 자잘한 물건들을 사고팔다 보니 집이나 자동차처럼 덩치가 큰 물건보다 거래가 더 자주 일어나면서 트래픽이 많아지고 소문도 금세 나는 거죠."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한 역전승
결국 일찍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라는 것 아닌가?
아니다. 그렇게 보일 뿐 사실은 그게 다가 아니다. 노르웨이의 성공 방정식이 스웨덴에서는 통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블로켓의 성공은 조기 진입뿐만 아니라 초기 무료 제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만큼이나 그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보여준다. 사용자 연결이 자연스럽게 발생해서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느냐 아니면 하향식 방식으로 설계하느냐의 차이는 겉으로는 별것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는 상당하다.
프랑스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무료 제공을 이어가더라도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2015년 르봉쿠앵은 디스플레이와 검색 광고, 전문 판매업자, 추천 목록(판매자가 자신의 물건을 목록의 맨 위에 올리려면 돈을 내야 한다)에서 이익을 내면서 3,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소비자에게는 한 푼도 부가하지 않으면서 벌어들인 금액이었다. 십스테드는 신흥 국가에 진입하면서, 늦게 시작한다고 반드시 실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어쩌면 기존 경쟁사들의 시장 침투가 많지 않아서 가능했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십스테드는 시장 진입을 위해 ‘지연 경영’이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안해냈다. 간단히 말하자면 새로운 지역에 ‘산탄총’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이다. 이것은 C2C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역에 사이트를 만들되 사실상 새로운 투자, 현장 직원, 자국의 별도 운영이 개입되지 않은 사이트를 말한다.
십스테드의 여정에서 중요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세계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십스테드는 남들이 채택하고 사용하는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지평을 넓혀갔다. 시장에 늦게 진출하고도 시장을 장악했고, 승리를 거둔 후에도 무료 운영을 유지했다. 그리고 사업체 대 소비자가 아니라 사용자 대 사용자의 직접적인 연결이 더욱 홍보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온라인 뉴스는 어떻게 연결을 활용하는가
안내 광고와 달리, 뉴스는 네트워크 제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네트워크, 그리고 사용자 연결이라는 개념은 십스테드의 뉴스 파트에 스며들었고 온라인 뉴스 제품을 변화시켰다.
1. 라이브 혹은 거의 실시간 보도입니다.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거죠. 결론에 도달하기 전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이야기의 개요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여기까지라는 걸 좀더 편집해서 올리는 거죠.
3.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사를 쓰는 겁니다. 기사를 완벽하게 쓴 다음 편집해서 보도하는 거죠.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니다. 활자보다 사진이 주를 이루고 별도의 ‘섹션’도 없다. 게다가 홈페이지가 정말, 정말 길다. ‘스크롤의 압박이 심한’ 아주 긴 홈페이지는 우연히 탄생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편집 방식에 반하는 형태였다.
"홈페이지 길이를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반응을 살펴본 결과, 사람들이 긴 홈페이지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시각적 언어와 표현 방식에 대한 미적 개념을 깨달은 겁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스크롤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나오는 화면에서 모든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우리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섹션이 있었습니다. 종이 신문처럼 말이죠. 하지만 토리는 처음부터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화면에 사진들을 올릴 때 뉴스와 스포츠, 연예 분야를 섞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왜냐고요? 스크롤을 내리는 화면마다 독자들이 읽을거리가 뭔가는 보이잖아요."
"늘 지각 심리학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커다란 사진으로 시작했어요. 크기를 줄였더니 트래픽도 줄어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사진은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다 똑같은 크기여서는 안 된다고 말이죠. 언론인으로서 뭐가 극적이고 뭐가 중요한지를 그런 방식으로 전해주는 겁니다."
기사가 아닌 독자들의 연결에 답이 있다
독자들이 사진이나 글을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초대한 거죠. 여기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봐라. 그리고 당신이 어디 있는지 우리에게 알려달라는 의도였습니다. 반응이 엄청났어요.
"독자들이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우리가 도울 순 없을까?"
여기서 두 가지 일이 발생한 겁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진행 가능한 이야기의 장을 만들어낸 덕분에 우리는 많은 사진을 받았습니다. 또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보낸 덕분에 우린 전화번호를 얻었고, 그 사람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죠. 우리 명성도 올라갔고 말입니다.
사람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를 묻는 겁니다.
오늘날 십스테는는 많은 이익을 거두는 전통 미디어 기업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 아니다. 안내 광고의 위협을 인지하고 그에 대처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공이다. 뉴스 전달자로서 온전히 새로운 방식을 창출해냈기에 가능했던 성취이다. 십스테드는 콘텐츠 함정을 피하면서 사용자 연결을 적극 수용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완성했다.
'책 > 경제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리] 콘텐츠의 미래 : 순한 양인 줄로만 알았지만 알고 보니 늑대였던 기업들 (Feat. 넷플릭스) (0) 2020.11.17 [정리] 콘텐츠의 미래 : 뉴욕타임스 성공의 비밀 (0) 2020.11.16 [정리] 콘텐츠의 미래 : 멸종위기에 놓인 신문사의 진짜 문제 (0) 2020.11.06 [정리] 콘텐츠의 미래 : 콘텐츠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0) 2020.11.04 [정리] 콘텐츠의 미래 :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마케팅의 함정들 (0) 2020.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