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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 콘텐츠의 미래 : 멸종위기에 놓인 신문사의 진짜 문제
    책/경제경영 2020. 11. 6. 21:10

    '콘텐츠의 미래' 세 번째



     신문사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나 다름없는 듯하다. 흔히들 말하는 이유는 뻔하다. 


    “독자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으니까!” 


     왜 안 그렇겠는가? 아니, 그렇지 않다. 사실은 다르다. 독자 수의 감소를 디지털의 영향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독자 수는 60년 전부터 차츰 감소해왔으니 말이다.

     진짜 문제점은 콘텐츠나 비용 구조가 아니라 연결 관계와 관련이 있다. 신문의 광고 구성이 바로 그것이다. 놀라운 점은 안내 광고와 소매 광고 그리고 신문 발행의 수익이 감소하는 차이다. 왜 안내 광고 부분만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것일까? 신문 판매 수익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독자는 뉴스가 궁금할 때 자기에게 가장 알맞은 소식을 제공하는 뉴스 사이트를 찾는다. 하지만 안내 광고를 읽는 ‘구매자’는 광고 수가 가장 많은 곳을 찾는다. 즉 뉴스의 경우 품질과 특징이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되지만, 안내 광고는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주의 수가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 요인이 된다.

     이 간단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수입 창출 면에서 뉴스의 경제학은 독자들을 한 명씩 끌어들이는 방법에 의존한다. 반면, 안내 광고의 경제학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연결 관계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결과물이 원인이 되어 더욱 증폭된 결과를 불러오는 '양성 피드백 고리'에서 비롯된다. 

     광고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구매자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많아진 구매자는 더 많은 광고를 끌어들인다. 정리하자면 신문 뉴스와 온라인 뉴스 사이의 구독 결정은 독자 한 명 한 명이 개별적으로 하는 선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반면 신문 안내 광고와 온라인 안내 광고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 결과 뉴스 전쟁에서는 기업의 규모가 아무리 커도 시장의 독자들과 일대일로 싸워야 한다. 안내 광고 전쟁에서는 양성 피드백 고리의 힘을 받은 선도자가 점점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다가 결국엔 전체 시장을 차지하게 된다.

     신문사의 잘못은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나은 뉴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신문사의 진짜 잘못은 안내 광고에서 들어오는 수익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고, 수익의 온라인 이동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사용자들의 연결 관계를 잡아두는 경쟁에서 디지털보다 한 발 늦은 것이다.


    네트워크의 힘, 콘텐츠의 힘을 믿지 말고 연결의 힘을 믿어라


     기술 기업들이 전통적 기업들과 다른 행태를 보이는 듯한 이유도, ‘공짜’ 모델, 빠른 성장, 신속한 시제품화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도 모두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네트워크 제품이 아닌 드레스나 셔츠, 자동차를 생각해보라. 이런 제품을 고를 때는 가격, 품질, 색상, 상점 위치, 서비스 등을 고려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제품은 이런 요소들 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제품을 구입했는지를 고려해서 구매 결정을 내린다.



    스티브 잡스의 실패가 보여주는 것


     개인용 컴퓨터 구입을 고려하는 사용자의 주 관심사는 두 가지다. 친구, 가족, 동료 등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나 정보 공유가 얼마나 쉬운가? 호환되는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의 범위와 품질은 어떤가? 사실 이런 연결성이 없다면 컴퓨터는 아무 쓸모없는 물건이나 다름없다. 물론 가격이나 디자인, 색상, 마케팅도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 제품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PC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개발 고정비가 희석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느끼는 플랫폼의 가치도 그만큼 올라간다. 그러면 응용소프트웨어가 많아지고 더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그리하여 강력한 ‘간접적’ 또는 ‘양측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네트워크 효과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기업에 큰 성공을 안겨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가지를 모두 챙겼다.

     ‘상호의존적 수요’, 즉 양성 사용자 연결은 해당 분야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제품 품질과 창조적인 마케팅 같은 용어가 네트워크, 커뮤니티, 대화 같은 단어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 직접적 네트워크 효과 : 비슷한 사용자들의 연결에서 발생한다. 특정 제품을 구매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제품의 가치는 올라가는가? 

    •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 : 서로 다른 유형의 사용자와 공급자 사이의 연결에서 발생한다. 고객과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이에 해당된다. 공급자 또는 한 유형의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다른 유형의 사용자가 느끼는 가치가 올라가는가?



    꼭 알아야 할 네트워크의 기본 지침 네 가지


    1. 제품의 품질로 이기려 할 필요가 없다

     한 곳은 뛰어난 제품, 멋진 디자인, 쉬운 사용법 등을 고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곳은 자신만의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재빠른 모방에 의존하면서 외관상 투박하고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제품을 마구 찍어낸다. 두 번째 기업의 방식으로는 도무지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단 시장점유율에서 1위에 올라서자 최종 소비자에게는 사실상 아무런 판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기존 고객들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모으는 영업자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결은 결국 끊임없는 노력 대 투자비용 대비 가치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수많은 디지털 미디어 관리자들이 연결 관계를 관리하고 찾아내는 대신에 제품 자체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려 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미디어 소비가 늘 사회적인 요소에 의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안다면 더욱 그렇다. 음악 청취자 개인의 고유한 취향이 사회적 효과에 의해 눌린 것처럼... 


    "콘텐츠는 귀신입니다. 콘텐츠는 당신이 고객들을 즐겁게 해줄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당신으로 하여금 사용자가 기여하는 부분을 무시하게 만들죠. 콘텐츠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신만의 콘텐츠에 빠져들어요. 어떻게 하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콘텐츠, 즉 사용자 누구나 참여해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2. 네트워크는 실수에서 당신을 보호해준다   

     조직이 직면하는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신기술, 경쟁력, 빠른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는 일이다. 때문에 주위에서는 조직이 더 빠른 속도로 혁신해야 한다고들 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이런 선입견을 가볍게 뒤집어 놓는다. 네트워크 효과는 시장에서 승리를 안겨주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네트워크 전투에서는 패색이 짙은 자들의 반격이나 역전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속적인 혁신보다는 네트워크 효과가 경쟁 압박과 조직의 실수에서 당신을 보호해줄 가능성이 더 크다. 

     사람들은 종종 인터넷 기업의 성공은 창의성이 빛나는 자유를 고취하고 계급이 없는 열린 문화를 양성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네트워크가 성공 요인으로 작용할 때가 더 많다. 그러나 네트워크 시장의 승자라고 해서 현실에 안주해도 괜찮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건 어느 조직에나 독이 된다. 사실 조직이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집착증에 걸릴 정도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승자가 천국을 맛보는 동안 패자는 지옥을 맛보기 때문이다.


    3. 네트워크는 더 많은 가치와 연결을 창출할 수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그들의 예측 불가능해 보이는 행위에서 발생해서 입소문으로 이어지며 얻을 수 있는 내재적 기술 특성의 혜택 말이다. 이런 사용자 간 연결 관계는 관리자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그저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이면서 앞서 나가던 아마존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내린다. 고객 주문 처리 과정과 창고 네트워크를 함께 사용하고 싶어하는 제3의 소매업자 누구에게나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해 이룬 결과물을 왜 순순히 다른 이들에게 나눠준 것인가? 

     아마존이 아무리 훌륭한 창고 네트워크를 구축해도 결국 다른 이들이 따라 할 것이다. 그러면 아마존이 쌓은 경쟁 우위는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소매업 플랫폼을 만들어놓고 누구라도 아마존의 고객들에게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허락한다면, 아마존은 경쟁에서 새로운 위치를 개척할 수 있다. 아마존은 자신만의 제품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주도권을 얻어내기 위해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노렸던 것이다. 아마존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품 판매에서 플랫폼 소유로 전략을 바꾸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콘텐츠’냐 ‘플랫폼’이냐 하는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커넥트, 앱스토어는 시장에서 고전하는 기업의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 아니다. 디지털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다.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연결 관계를 활용하는 전략 구사는 그보다 더 좋은 일이다. 핵심은 네트워크가 단순히 기술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4. 네트워크 효과의 수익과 규모의 수익은 다르다

     기업들이 직면한 두 번째 어려움 역시 기업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그것은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눈을 뜬 관리자들이 아무데서나(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까지) 네트워크 효과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루폰의 네트워크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업자들은 그루폰 외에도 여러 사이트에 쉽게 물건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구매자 수가 무리할 정도로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거래가 성립되었다. 소셜이라는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루폰에서 의미 있는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났다기보다는 규모의 혜택을 보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처럼 규모의 수익과 네트워크 효과의 수익을 혼동하는 문제는 흔히 발생한다. 규모의 수익은 고정비에서 나오지만 네트워크의 수익은 의사소통에서 나온다. 시장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지니고 앞서가면 모든 것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규모에 의존해 경쟁한다면 다른 이들도 똑같은 고정비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한 당신을 따라잡을 것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언제나 콘텐츠 자체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려 한다. 그런데 이것이 함정이다. 콘텐츠의 힘은, 네트워크 효과의 강력함을 지닌 사용자 연결의 힘에 점차 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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