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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지능의 사생활 : 지능은 대체 어떻게 진화해온 것일까?책/인문 2020. 3. 26. 22:50
안녕하세요! 훤칠한 흔남입니다 :-)
오늘은 '지능의 사생활'에 대해 탐구해 보는 세 번째 시간!!
지능,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반 지능은 연역하거나 귀납해서 판단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며, 유추를 이용하고, 정보를 통합하며, 그것을 새로운 영역에 적용하는 능력.
지능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첫 번째!! IQ 검사는 문화적으로 편향되어 있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IQ 검사가 특정 인종 및 민족 집단 또는 사회 계층에 대해 문화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주장은 모든 사람과 집단의 지능이 똑같다는 신념과 아무런 의심도 없는 억측에 전적으로 기초하며, 결국 이는 지능이 인간 가치의 궁극적인 척도라는 신념과 의심 없는 억측에 전적으로 기초한다. 순수한 추론 능력의 측정이 편향되어 있다면, 오로지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무능력에 기초한다.
지능과 IQ는 같은 게 아니라서 지능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IQ 검사가 개인의 지능을 정확하게 측정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들은 다양한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평균 지능이 서로 똑같아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첫 번째 오해에서 발전된 논제인데, 이전엔 나의 생각도 이와 어느정도 흡사했다... 일부 사람들이 IQ 혹은 추론 능력이 높다는 것은 알지만, 사회적 성공은 IQ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어렴풋이 성공과 직결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지능’은 고작 IQ검사를 통해, 심지어 정확한지 여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검사를 통해 측정된 수치보다 더 고고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체중계가 몸무게를 재듯 IQ검사가 지능이라는 실재를 측정한다. 레이븐의 누진행렬 검사법보다 더 좋은 일반 지능(=잠재적 인지 능력) 측정법은 일련의 다양한 인지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모든 인지 검사들에서 개인이 성취한 결과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대중의 믿음과는 달리, 구체적인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추상적인 일도 잘하고 숫자에 밝은 사람들은 언어에도 밝다.
물론, 체중계는 ‘절대적인’ 관점에서가 아닌 ‘상대적인’ 질량이다. IQ검사(다양한 인지 검사 및 요인 분석)도 범우주적인 절대적 관점에서 측정상 오차를 갖는 ‘정확하지 않은’ 측정 도구일지도 모르나, 인간에게만큼은 절대적으로, 아니 적어도 ‘상대적인’ 지능의 차이를 판별할 수 있는 도구인 것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룬 성공에 기준을 맞춘 내가 그동안 정형화된 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폄하하고 있었구나. 다만 이러한 추론 능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근래의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언수외탐 위주의 '암기' 교육이 IQ(어휘, 언어 이해, 산술, 숫자 외우기, 시공간 회전 등의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겠지...
IQ 검사는 믿을 수 없다? IQ 검사가 완전히 믿을 만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믿을 만한 과학적 측정치란 있을 수가 없다. 몸무게 측정치를 완벽하게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몸무게 같은 건 없고 몸무게가 문화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지능은 유전자가 아니라 오로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유전자가 전적으로 지능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다. 다만 아주 상당한 정도로, 극심한 정도로 결정할 뿐이다. (1.0의 유전 가능성을 갖는 인간 특성은 아주 드물다. 또한 유전 가능성이 0인 인간 특성은 없다.) 모든 인간 특성에는 유전자가 부분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터크하이머의 행동유전학 제1법칙)
다른건? 성격 특성 대부분과, 정치적 성향 또는 이혼 가능성과 같은 특징은 유전 가능성이 0.5이다. 실제로 성격 특성 대부분과 사회적 태도는 50-0-50 법칙을 따른다. (50 : 유전 가능성, 0 : 양육을 비롯한 가족 내의 모든 일을 의미하는 ‘공유된 환경’, 50 : 가족 바깥의 모든 일을 의미하는 ‘공유되지 않은 환경’)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첫 째로, 내 인생은 내 선택을 통해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 여겼던 신념이 유전 가능성에 의해 부인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 부분은 조금 다행스럽긴 한데, 미래의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에 대해 양육(부모가 아이를 기르는 방식)이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이미 부모의 유전자를 통해 엄청나게 그리고 지극히 중요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내가 나고 자란 가정환경보다는 나의 부모가 어떤 유전자를 지닌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왜 부자들이 좋은 환경, 좋은 교육에 목을 매면서도 직장을 핑계로 일부 가정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지 조금은 공감하게 되었다. 또한 상대방의 가정환경보다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해 한다는 것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 삶은 순전히 과거 내가 물려받은 유전자(통제 불가)와 내가 선택한 환경(통제 가능)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앞으로의 내 삶 또한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50-0-50 법칙의 아주 드문 예외 가운데 하나가 지능이다. 지능의 유전 가능성은 아동기의 약 0.4에서 성년기의 약 0.8까지 높아진다. 그렇다. 지능의 유전 가능성은 평생에 걸쳐 높아지며, 나이가 들수록 유전자는 더 중요해진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하는 반면, 어른들은 아이들이 훨씬 더 큰 정도로 자신의 환경을 결정한다.
-> 아이의 지능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통제되지 않는 외부 변수로부터 적응해야 할 필요에 의한 것이고, 반대로 어른은 자신이 구축한 세상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위치에 있으니까 유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 어쩌면, 무능력한 사람이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자손을 낳는 것이 도의적으로 무책임한 것임을 넘어서 진화적으로도 이치에 맞지 않는 행위가 아닐까?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자신의 능력껏 살아내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자신과 주변 사람 모두를 위한 최선이 아닐까? 그러니 나부터, 더 늦기 전에 ‘공유되지 않은 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살 것이다.
교육을 통해 지능을 높일 수 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더 좋은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더 많이 받으면 지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오해가 따른다.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과관계의 순서는 반대다. 지능이 더 높은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고 더 좋은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그들의 부모가 지능이 높고 그래서 돈을 많이 번다는 데 부분적으로 기인한다), 이 특성들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유아기 경험은 성인기의 지능에 영향을 미치지만, 성인기의 지능을 높이기보다는 주로 낮추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다소 역설적이게도 더 건강하고 더 안전하고 더 평등한 나라일수록 성인기 지능의 결정에서 유전자가 더 (또는 못지않게) 중요해진다. 사실 지능은 모든 인간 특성과 특질 가운데 가장 유전 가능성이 높은 것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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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가능성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어떤 특성의 유전 가능성과 적응성(생존과 번식의 성공에의 중요성)은 일반적으로 반비례 관계에 있다. 생존과 번식의 성공에 결정적인 특성이라면, 모든 개인은 그 특성을 가장 알맞고 가장 효율적인 정도로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는 그 특성을 개인마다 다른 정도로 갖게 할 수 없다.
->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이다! 흔히 유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우성 유전자라고 이해하기 쉽고 그만큼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중요한 영향 인자라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유전 가능성이라는 것은 우성열성을 떠나 유전자 자체의 ‘발현’ 가능성을 의미하며, 발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중요성이 덜 하기 때문에 그 특성을 동일한 정도로 갖게 한다는 것이다. 지능이 생존과 번식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협소한 영역에서만 도움)이 옛날에나 적용되었다는 얘기잖아...
오직 머리로만 해결 가능한 문제
진화한 심리 기제들은 영역 특수적domain-specific이다. 이 말은 각 적응 문제에 대한 이들 진화된 선천적 해결책이 특정하게 한정된 삶의 영역에서만 작동한다는 의미다.
언어 습득 장치는 우리가 모국어를 배우는 일 외에 다른 어떤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 우리는 모국어를 배우는 능력을 타고나기 때문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어릴 때 모국어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 제2 외국어를 배울 때는 모국어를 대하는 자세로 공부하자…
인간 뇌 속의 심리 기제들이 영역 특수적이라면 진화심리학은 어떻게 일반 지능을 설명할 수 있을까? 외견상 어떤 것이 영역 특수적일까? 일반 지능이 영역 일반적인 해결책은 아닐까?
지금 일반 지능으로 알려진 것이 원래 진화적으로 새로운, 즉 비반복적인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한 하나의 영역 특수적 적응으로서 진화했으리라고 믿는다.
인간이 진화한 플라이스토세(160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는 놀라운 불변성과 지속성의 시기였다. 심리 기제의 진화(또는 신체적이거나 심리적인 적응)는 안정된 환경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 우리가 진화한 심리 기제들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환경이 대단히 안정적이고 지속적이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진화의 속도는 선택압selection pressure의 강도, 다시 말해 주어진 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생존과 번식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달려 있다. 어떤 특성의 진화 속도는 그 특성의 적응성에 비례한다. 즉, 그 특성을 갖는 것과 번식 가능성은 상관관계가 있다.
-> 그러니까 발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진화, 적응)은 그 특정 인자가 수백만 년에 걸쳐 '변화될 환경의 영향'을 받을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부모의 유전자에 의존한다는 얘기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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