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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 콘텐츠의 미래 : 디지털 세상의 연결된 선택들 (Feat.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혜안)
    책/경제경영 2020. 12. 4. 14:54

    '콘텐츠의 미래' 열여덟 번째





    오프라인 인프라스트럭처, 온라인과 환상 궁합을 이루다                        


     월마트와 에드워드 존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성공한 이유가 공급망 관리, 현대식 제조 공정, 부동산, 대면 관계처럼 전통적 비즈니스를 상징하는 특성의 복잡성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들의 서로 연결된 선택들이 거미줄처럼 엮인 망은 왠지 아날로그 세상에만 존재하는 특성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디지털 세상에도 위에 언급한 전통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요인이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



    선택들의 유기적 연결이 차별화를 만든다


     넷플릭스가 다른 회사와 진짜로 달랐던 점은 뒤에서 지원하는, 즉 DVD를 분류하고 유통하고 배달하는 매우 복잡한 유형의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였다. 아마존의 장점 역시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 아니라 뒤를 받쳐주는 부분의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유형의 제품을 취급하는 여느 소매업자처럼 고객의 주문 처리 과정, 배달, 물류 관리가 복잡하게 연결된 시스템 운영을 잘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말이다.


     원자는 물질의 기본이고 비트는 정보의 기본이다. 이 두 요소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결과는 매우 다르다. 네그로폰테는 원자의 비즈니스에 비해 비트의 비즈니스가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주장했다. 비트는 영원히 지속된다. 비트의 비즈니스에서는 ‘절판’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 때나 복사할 수 있으므로 재고 정리나 보관도 필요 없다. 비트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전 세계로 연결되고 세관에 걸릴 위험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원자는 희귀하지만 비트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업 창출의 편의성 면에서는 비트가 늘 앞선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더 나은 사업의 이점 창출이라는 면에서는 비트가 더욱 어렵다. 왜 그럴까? 당신이 비트를 힘껏 밟고 달리는 사이에 경쟁사들도 그만큼 비트를 밟으며 따라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당신의 독특함은 줄어든다.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고지는 더 낮은 비용이나 더 높은 고객 가치를 통해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경쟁사와 비교해 더 낮은 가격과 더 높은 가치를 통해 경쟁 우위를 점하는 것임을 네그로폰테는 보지 못했다. 


     움직이는 비트는 움직이는 원자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확보하기 또한 힘들다. 움직이는 원자는 비용이 더 들고 더 복잡하다. 하지만 더 복잡하다는 말은 더 많은 연결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는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있음을 뜻한다. 사람들은 디지털 비즈니스에 매력을 느끼면서 종종 기능적 연결 관계를 무시하곤 한다. 하지만 기능적 연결 관계는 원자 환경에서 중요한 만큼이나, 낮은 비용의 비트 환경에서도 중요하다.


     넷플릭스의 성공을 콘텐츠 전략이라는 렌즈로 보기 쉽다. 콘텐츠의 자체 제작과 외부 조달의 대결로 보기 쉽다는 말이다. 통념상 DVD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모아서 쌓아두어야 하고, 스트리밍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자체 제작해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둘 다 사실이 아니다. 두 세계 모두 차별화와 연결 관계 덕분에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유통 인프라와 출시 전략) 


     사람들은 제공하는 콘텐츠 또는 콘텐츠를 얻는 출처에 성공과 실패가 달렸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신비의 묘약, 자신만이 알아낸 비법, 뭔가 차세대의 대표작이 될 만한 것을 찾는다. 이런 편견을 지니는 순간 콘텐츠 함정에 빠지게 된다. 실질적으로 성공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연결 관계라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콘텐츠와 혁신이 성공을 만들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이 따라 하고 차용하고 배워가기 때문에 그 성공을 지킬 수는 없다. 반면 연결 관계는 다른 조직이 모방하기 힘들기 때문에 차별화 유지를 가능하게 해준다.


     기능적 연결 관계는 연결 관계의 초기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가치를 창조하고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 연결 관계, 보완재는 제품 연결 관계 덕분에 가치를 창출한다. 네트워크 소유권과 독점적 보완재도 가치를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다. 서로 연결된 시장에서 앞서 나가면 선두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 당신의 사용자들이 내일 내리는 결정들이, 그들이 오늘 내리는 결정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 연결은 차별화를 유지시킨다. 그런데 이는 사용자나 제품의 연결 관계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하는 모든 것들을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서로 연결된 결정들은 성공적인 전략을 보호하고 확대시켜준다.


    콘텐츠 모방하기에 숨은 함정


     뉴욕타임스가 성공한 페이월과 대조적으로, 다른 신문사들은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점은 독자들이 당신의 콘텐츠에서 특별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를 진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느냐 못 하느냐는 그걸로 결정이 납니다. 따라서 무엇이 당신 제품의 차별화를 만들어내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게 성공의 열쇠니까요.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니까요. 당신에게 차별화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면 그때는 정말 막막해지는 겁니다."


     다른 신문사의 방식을 성급하게 모방하다가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신문사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답을 찾아야만 한다. 물론 그 답에는 유사한 점도 있을 테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현대 미디어에서 성공하는 길은 업계에서 하는 말을 귀담아 들은 다음 그와 정반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뉴욕타임스〉 페이월의 성공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성공에 현혹되어 무작정 따라 했다가 실패한 다른 신문사들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텐센트에서 성공한 가상 화폐가 페이스북에선 실패한 이유를 살펴보자.


     다른 사람을 모방하기보다 차이를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이는 사용료 부과를 할지 말지에 관한 결정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 사용료를 부과하느냐에 관한 결정에도 적용된다. 페이스북이 광고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는 반면에 텐센트는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요금에서 매출을 올렸다.  유사한 제품, 유사한 가입자 수, 유사한 매출액을 지닌 두 회사가 그토록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떤 모델이 더 ‘나은’ 것일까? 하지만 이 비즈니스 모델들을 연결 관계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두 회사의 차이 중 하나는, 가상 화폐와 관계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있다. 가상 화폐의 성공 여부는 실행 방법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상황이나 맥락 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선, 텐센트 사용자에게 가상 화폐는 두 가지 이유에서 소중한 존재였다. 

    a. 가상 화폐를 사용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해주는 가상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b. 이는 정식 결제 시스템을 대신해주었다. 


     하지만 페이스북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일들이 전혀 힘들 것이 없었다.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가상 화폐가 인기를 끌지 못했던 이유는 그것이 굳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후 상황의 차이가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무슨 말인지 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차이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기업가 아무에게나 중국의 인터넷 회사가 가상 화폐에 의존하는 이유를 물어보라. 그들은 실제로 작용하는 전후 상황과 관련된 요인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은 채 반사적으로 ‘문화 때문에’라고 대답할 것이다. 


     상황 차이의 중요성은 다른 곳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인도나 중국의 사이트를 보면 서구의 사이트에 비해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다. 페이지가 길고 한 페이지에 들어 있는 내용도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역시 습관적으로 ‘문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10년 전 인도와 중국의 인터넷 속도가 느렸다는 데 있다. 달리 말하자면, 중국인 사용자들이 돈을 지불해가면서 가상 제품을 구매하고 복잡한 웹사이트를 받아들이는 이유를 문화가 아닌 인프라스트럭처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 말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중국 기업에서 배울 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관점을 바꿔 콘텐츠와 유통을 하나로 묶는 수직적 통합을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즉, 콘텐츠 생산자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새로 선보이려 할 때, 누구나 탐내는 유통이나 공급 경로를 얻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왜 모든 회사가 그 방식을 무작정 따라 하면 안 되는지 이해가 된다. 콘텐츠 사업의 성패를 분석하면서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전후 상황의 역할을 잘못 판단하거나 아예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하는 여러 다른 선택들의 유기적 흐름 또는 지역이나 국가별 시장의 특징에서 맥락을 살펴야만 한다. 이런 연결 관계를 놓칠 때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디지털 비즈니스에서 지리적 특성과 맥락이 중요한 이유        


     미국에서 성공한 월마트가 다른 나라에선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개, 현지 적응력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사례가 특히 더 많이 발생한다. 적합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유통하기 위한 상품화 계획과정에서 나오는 실수보다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 밀접하게 연결된 선택들로 이루어진 시스템에서, 특정 선택들만 분리하면 그동안 쌓아온 장점이 훼손되고 만다. 


     이는 연결 관계에서 생성되는 성공의 역설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하게 연결된 선택들은 모방을 막으려 애쓰는 조직에게 힘을 북돋아준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 지역에서 이룬 성공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자신을 모방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디지털 비즈니스는 이런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디지털이라는 것은 장소가 어디든 다 엇비슷하게 돌아가고, 그래서 좋은 것 아니던가?’ 하지만 전 세계 전자상거래의 이런 구조, 그리고 아마존이 미국에서 차지한 이점을 해외에서 재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생각해보라.


    그들은 성공적이었던 연결 관계를 어떻게 끊었나  


     현지 시장을 제대로 이해한 플립카트의 부상의 사례를 살펴보자. 상품 수령 시점에 대금을 결제하는 후불결제방식(cash-on-delivery)은 업계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물건을 받는 고객이 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직장에서 제품을 받고 싶어하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플립카트는 택배 물품 찾아가기 센터를 만들어 고객들이 집에 운전해서 가는 도중에 물건을 찾아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택배 물품 찾아가기 센터의 장점은 또 있었다. 물건이 집으로 배달되었는데 공교롭게 집에 아무도 없을 경우, 물건을 밖에 두었다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분실 사고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19년 동안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아마존은 물품 보관센터를 세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는 사정이 달랐다.


    “전자상거래에서는 글로벌이란 단어가 거의 힘을 쓰지 못합니다.”



    핫스타의 모바일 퍼스트, 과거에서 탈피하다


    “우리가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무료 콘텐츠를 시청하면서도 무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국과 달리 인도에는 월정액 제도가 거의 없어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냅니다. 그래서 콘텐츠에 요금을 부과하면 우리가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는 거죠.”


     간단하지만 정곡을 짚은 말이었다. 콘텐츠 제공자가 느끼는 ‘무료’와 데이터 요금을 지불하는 현지 사용자가 받아들이는 ‘무료’는 그 개념이 달랐다. 사용자는 콘텐츠의 보완재에 부과되는 요금에 따라 콘텐츠의 가격을 판단하고 있었다. 


     핫스타의 이야기는 한 가지씩 특징을 바꿔가면서 텔레비전 모델과 작별을 고하고 모바일에 적응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서로 다른 화면과 디자인에 딱 들어맞는 최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기술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엔 스트리밍의 혁신과 수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모바일 퍼스트 광고 캠페인도 포함돼 있다. 또한 이것은 모바일 데이터 부과 요금에 영향을 받은 가격 책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채용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여기엔 콘텐츠를 위한 새로운 기준, 그룹 내에서 통용되는 익숙한 관행에 반하는 기준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이것이 바로 성공의 역설을 깨기 위해 필요했던 것들이다.


     스타와 십스테드, 두 회사 모두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했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다음의 간단한 질문을 던지며 여정을 나섰다. ‘어떻게 하면 현지에서 선택한 기기에 맞게 콘텐츠를 조정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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