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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 콘텐츠의 미래 : 스필오버(spillover)의 은혜로움
    책/경제경영 2020. 11. 27. 10:57

    '콘텐츠의 미래' 열세 번째





    스필오버 (spillover) : 방송 위성의 전파가 목적하지 않았던 지역에까지 도달하는 일.



    수억 달러 적자를 감수하고 폭스가 NFL 중계권을 인수한 이유

     하나의 프로그램이 방송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게 히트작의 역할이니까. 그런데 하나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 방송사의 다른 프로그램에까지 행운의 여신을 데려다준단 말인가? 단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전체 프로그램이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일이 가능한 일인가? 


     무엇이 한 방송사의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을 연결시키는가? 무엇이 시청자들이 일단 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계속 머무르며 다른 프로그램들까지 연이어 시청하게 만드는가? 여기에는 적어도 네 가지의 연결 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1. 리드인 효과(lead-in effect)라는 시청자 관성이 작용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에 채널을 맞추면 상당한 시간 동안 그 채널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 프로그램이 재미있거나 또는 시청자가 게으르거나 아니면 리모컨을 찾을 수가 없어서 등의 이유로 그러하다.


    2. 교차 광고(cross-promotion)다. 한 채널에서 방송될 예정인 프로를 다른 채널에서 광고하는 방식이다. 비록 기회비용으로 날리는 황금시간대 광고 수익이 많다고는 할 수 있지만, 셀프 프로모션(self-promotion)은 홍보한 프로의 시청률 상승과 그에 따른 광고 수익 상승 덕분에 충분한 실익을 거두고 있었다.    


    3. 프로그램 동질성이다. 방송사들은 종종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차례로 내보낸다. 패밀리 시트콤 후에 또 패밀리 시트콤을 방송하는 식이다.    


    4. 익숙한 브랜드이다. 특정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을 좋아하는 시청자는 그 방송사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식으로 제품 연결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라운 게 아니다. 정말 놀라운 건 이런 연결 관계의 엄청난 규모다. 연결 관계들을 활용하면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 한 프로그램의 성공이 도미노 효과를 통해 방송사 전체의 성공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프로그램 하나가 전체 성공을 결정짓는 운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그 뒤에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승자독식의 동력을 만들어낸 방송사의 노력이 있었죠. 하나의 성과는 사실 우리 콘텐츠의 계획 내지 주도권을 시장에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이 경쟁의 역학 관계를 바꾸어놓았으니까요."


     즉 이러한 결과가 단 하나의 프로그램 때문에 빚어진 결과는 아니라는 뜻이다. '좋은 콘텐츠'는 단지 도화선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성공을 확산시킬 수 있었던 진정한 힘은 연결 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스필오버에 담긴 뜻


     스필오버는 또 다른 유형의 제품 연결 관계다. 하지만 하나의 제품이 다른 제품 없이는 무용지물이 되는 보완재,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관계와는 조금 다르다. 스필오버의 파급 효과는 제품의 특징이 아니라 고객 행동에서 나온다. 하나의 예로, 텔레비전 스필오버는 시청자의 습관에서 발생한다. 행동적(behavioral) 스필오버와 정보적(informational) 스필오버 현상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콘텐츠 가격


     ‘슈퍼스타의 경제학’에 관해서, 재능 있는 사람이(특히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종종 과도한 금액의 돈을 받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제품 간 ‘불완전한 대체(imperfect substitution)’ (다른 가수 3명의 앨범보다는 좋아하는 가수 한 명의 앨범을 갖는 것이 좋다)


    2. 한 제품의 ‘결합 소비(joint consumption)’ (한 명의 예술가가 수천 명 또는 수백만 명의 청취자에게 동시에 다가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스포츠 중계권 가격은 시청자 수가 늘지 않거나 심지어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것일까?


     신기술로 인해 시청자는 방송사가 정해준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하지만 스포츠 프로그램은 본방 사수 프로그램이라서 시청자가 갈리는 일이 거의 없다. 드라마는 1시간 늦게 봐도 별로 잃을 것이 없지만, 스포츠 경기는 1시간 늦게 보면 안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사실은 중요하다. 시청자 집단의 크기가 스필오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 프로그램이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일수록 그 결과로 나타나는 스필오버의 규모도 점점 커진다.


     상대적 희소성(relative scarcity)도 한몫한다. 20년 전에는 1,0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춘 프로그램이 10여 개가 있었고, 방송사는 그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그 정도의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스포츠밖에 없다


     연결 관계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프로그램 스필오버를 넘어서 스포츠 시청과 관련된 보완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라. 고화질 텔레비전이 보완재가 될 수 있다. 음향과 영상이 더 좋아질수록 스포츠를 시청하며 얻는 즐거움도 증가하니 말이다. 온라인 판타지 스포츠와 게임도 보완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스포츠 중계권, 케이블 가입비, 슈퍼스타의 수입을 직접적인 인기도와 비례해서 설명하려 한다면 이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히트 제품이 중요한 이유는 직접적인 수익도 수익이지만 그에 따르는 여러 간접적인 이익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히트 제품이 말도 안 되는 듯 보이는 파격적인 액수를 벌어들일 수 있는 이유는 히트 제품 자체가 인기 있는 자산일 뿐만 아니라, 히트 제품이 다른 제품들에 걸쳐 창출해내는 스필오버 효과와 히트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보완재 때문이다. 히트 제품에 대한 과잉투자는 인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연결 관계를 생각해야만 설명이 가능해진다.



    업혀가기 전략의 모든 것


     오늘날의 비즈니스에서는 사실 어떤 회사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 후에 마켓플레이스 트랙션(marketplace traction), 즉 시장 수요의 양적 증거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과거에는 주목받기 힘들다 싶으면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이다. 이제 그런 방식은 점차 통하지 않게 되었다. 누구나 다 똑같은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불협화음과 혼란만 생기고 만다.


     이보다 더욱 효과적이고 점차 더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 바로 연결 관계에 의존하는 것이다. 더 많은 돈을 쓰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제품과 연결 관계를 맺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적 스필오버’는 다양한 환경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호랑이 등에 업혀가기


     골프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혜택이 타이거 우즈에게만 돌아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10년 넘는 기간 동안 시청률이 높아진 덕분에 골프라는 스포츠 전체가 이득을 보았다. 우즈가 활동하는 동안 방송사 광고료가 올랐고 기업의 PGA 투어 후원금 액수도 올랐다. 광고료와 후원금 덕분에 수익이 늘자 대회 우승 상금의 액수도 올라갔고, 그 덕분에 일류급 선수들이 혜택을 입었다. 우즈에 관한 이야기는 ‘히트작’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연결 관계가 막대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만큼 부정적인 스필오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거꾸로도 미치는 스필오버 효과


     다시 말해 오늘의 히트작이 어제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의 수혜를 본 것이다. 소비자들이 판매자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경우에 히트작이 창출해내는 스필오버 효과가 비교적 상당히 적었다. 이 결과는 스필오버 효과가 근본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스필오버가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여주는 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당신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면 칭찬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똑같은 콘텐츠를 유명한 사람의 이름으로 바꿔서 내놓으면 대박을 맞게 된다. 익숙한 이름에 업혀가기(piggybacking)는 실제 널리 쓰이는 전략이다.


     현재 주요 영화사에서 내놓는 모든 영화 중에서 대략 20퍼센트 정도가 첫 작품의 성공에 이어 만들어지는 속편이나 전편이다. 좀 있어 보이는 말로 표현하자면 ‘프랜차이즈 투자’고, 좀 없어 보이는 표현으로 하자면 ‘창의성 결여’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연결 관계를 통해 새로운 상품이 이미 익숙한 제품의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이것이 진실이다.


     정보 전달 역할의 스필오버가 극단적인 형태를 취하게 되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극단적인 형태의 업혀가기 전략을 실행할 경우 콘텐츠가 아닌 스필오버에 완전히 의존하게 된다. 쉽게 말해서, 자기 콘텐츠에 다른 사람의 이름만 갖다 붙이는 것이다.



    여러 포맷에 걸쳐 이어지는 스필오버       


    1. 어떻게 디지털이 인쇄물을 도왔나

    정보 전달 역할의 스필오버는 똑같은 포맷의 콘텐츠 홍보뿐만 아니라 다른 포맷의 콘텐츠 홍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온라인 사이트는 종이 신문에 비하자면 후보 선수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온라인 신문은 대부분 전날 종이 신문에서 다뤘던 기사들로 가득했죠.”


    “온 세계가 우리 위로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죠. 뉴스가 나간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그 폭발의 여파가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영향력이 디지털에서만 끝난 게 아니더군요. 그 뉴스가 나가고 첫 주에 종이 신문 판매가 30퍼센트나 뛰어올랐습니다. 평생 듣도 보도 못한 현상이었어요.”


    “사람들은 더 상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어했어요. 목격자의 증언 같은 거요.”


    그들의 과거 사고방식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들이다. 긍정적인 스필오버보다 부정적 스필오버를 생각하는 사고방식, 대부분의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두 가지 사업의 긍정적인 연결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어했던 사고방식, 두 사업 간에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사고방식 말이다.


    2. 어떻게 인쇄물이 디지털을 도왔나

    전자책 버전으로 수천 권 팔렸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종이책으로 출간된 지 1년 만에 9,000만 부가 팔렸다. 이 책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고 덩달아 전자책의 판매도 급증했다. 콘텐츠는 변하지 않았다. 포맷이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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